일본 우정개혁법안 부결로 중의원 해산
결국 고이즈미는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거를 실시해서 국민의 뜻을 묻기로 했다. 중의원에서 우정개혁법안에 반대한 자민당 의원 51명에 대해서는 공천을 주지 않을 작정이다. 그들이 가만히 앉아서 당할리 없기 때문에 아마도 탈당해서 신당을 결성하든지, 무소속 출마를 할 것으로 보인다. 제 1야당인 민주당은 십수년만에 찾아온 정권교체의 기회로 보고 있다. 자민당이 재집권에 성공하더라도 의석수가 많이 줄 것으로 예상되며, 그럴 경우 고이즈미의 퇴진은 불가피할 것이다.

작년 7월 참의원선거에서 고이즈미가 이끄는 자민당-공명당 연립정권은 과반수를 차지하기는 했어도 선거전보다 의석이 많이 줄어서 고이즈미가 롱런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서 고이즈미의 신사참배와 역사교과서 왜곡문제로 우리나라와 중국 등 인접국가와 외교적 갈등을 자초하면서 일본에서 포스트 고이즈미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는 했어도 이렇게 빨리 현실화될 것을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고이즈미는 개혁을 주창하며 집권한지 수년이 지났으나 이번 우정개혁법안이 사실상 첫번째 개혁안이나 다름이 없다. 일본에서 개혁이 얼마나 어려운지, 기득권을 중심으로 사회의 구조가 얼마나 탄탄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것이다. 역시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도 개혁이 실패할 경우 어떻게 되는지, 개혁을 어떤 식으로 추진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 가름하게 해줄 수 있는 좋은 시금석이 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하여간 고이즈미도 별종이다. 자기당 소속 의원들을 잘달래서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지, 강경강경으로만 나아가다가 야당의 반대가 아닌 자민당의 반란표에 이런 일을 당하다니... 마치 1차대전 종전후 미국상원에서 베르사이유강화조약을 비준할때 윌슨대통령이 고집을 부려서 아주 적은 표(1표였던가) 차이로 부결된 일이 생각난다. 미국이 참여하지 않은 국제연맹이 얼마나 허약했는지는 그 뒤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물론 이번 일로 일본이 잘못된다면 그야말로 박수로 환영할 일이겠지만...

십여년 전 일본에서 제 1야당이었던 사회당은 일제시대의 학정을 사과할 줄도 알고 미안해 하였던 정치세력이었다. 지금 제 1야당인 민주당은 다수가 자민당에서 뛰쳐나간 정치인이다. 일본 전체가 우경화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실례이다. 고이즈미가 물러나고 민주당 중심의 연정이 구성되더라도 호소가와총리가 집권했을 때 같은 정권교체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할 것 같다.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자리를 차지하고 4차 6자회담에서 납치일본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와중에서 국내정국이 어지러워지니 일본 외교부가 속이 탈 것 같다. 아주 많이~
by 서산돼지 | 2005/08/08 20:59 | 내 생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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