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와 패배 12권 B-29, 19편 일본의 항복
우리나라에서 쉽게 찾아볼수 있는 2차세계대전에 대한 책으로는 휴맨카인즈 : 승리와 패배(전 20권-30권), 타임라이프 제2차세계대전(전30권) 그리고 6권짜리 시리즈가 있는데 책제목이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이중에 승리와 패배는 한가지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기술했고 타임라이프 제2차세계대전은 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두가지 좀 다릅니다. 승리와 패배는 처음에 20권으로 나왔다가 후에 다른 에피소드가 추가되어서 30권으로 늘어났읍니다. 휴맨카인즈는 출판사 이름인데 영국인지 미국인지는 잘모르겠네요. 계속 책이 추가되어서 전시리즈가 100권을 넘어갔는데 우리나라에서는 30권까지 출판되었읍니다. 당연히 두 시리즈 모두 책외판원들이 돌아다니면서 파는 종류들이었고 사는 사람들도 유리문이 있는 책장에 먼지하나 없이 보관만 해두는 종류의 책이어서 헌책방에 가서 보면 책방주인이 간수를 못해서 모서리가 뭉개진 책은 있어도 책장을 넘겨본 흔적은 없는 책이 대부분입니다. 한권 두권씩 모았었는데 타임라이프사가 IMF부도를 맞는 바람에 박스채로 헌책방에 쌓여있더군요. 문자 그대로 쌓여있읍니다. 10권씩 한 박스에 담아서 A,B,C 세 상자에 담아져 있거든요. 전 속이 터졌지요. 전질을 헐어서 파는 가게는 없는데 전 IMF이전부터 낱권으로 모았거든요. 승리와 패배는 오래전에 절판되어서 헌책방에서도 만나기 힘듭니다. 누가 복각을 해서 권당 15000원씩에 파는 것을 보았는데 복사한 것이어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요것은 이제 3권만 더 모으면 한질이 되는데.....

요즘 마음은 편치 않아서 2차세계대전사를 다시 읽어보고 있읍니다. 위에 글제목으로 쓴 B-29와 일본의 항복은 어쩌면 동전의 앞뒷면인 듯 하네요. B-29는 미군이 일본의 항복을 받아내기 위해서 일본열도를 폭격하는 이야기이고 일본의 항복은 전세가 결정적으로 불리해지자 일본내에서 미군의 상륙에 대비한 방어계획과 종전에 대한 논의를 기술한 것입니다. B-29는 처음에는 중국에 기지를 두고 일본을 폭격하다가 사이판이 점령된 다음부터는 사이판에서 일본을 타격하였읍니다. 처음에는 일주일에 100대 정도였고 점차 늘어났읍니다. 초기에는 일본전투기가 올라오지 못하고 고사포 사정거리 밖인 5000피트 이상에서 고폭탄으로 폭격을 했읍니다. 고고도 정밀폭격이란 이름과는 달리 목표에 제대로 폭탄이 떨어지는 확률은 1% 미만이었읍니다. 폭격에 의한 피해보다는 공습경보가 나니까 무기공장 종사원들이 대비를 하는 바람에 생산차질이 생긴 것이 더 큰 피해였다니까요. 워싱턴에서 성과를 올리라는 질책이 연이어 떨어지고 사령관은 폭격방법을 바꾸기로 합니다. 1500피트 이하 저고도에서 소이탄으로 공격하기로 합니다. 그것도 편대대형을 이루어서 ...조종사들은 사색이 되었지요. 그때까지 일본전투기나 고사포때문에 격추된 B-29보다 기관고장으로 추락한 폭격기가 더 많았는데 이제 호랑이 입으로 그냥 들어가라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이것이 대박을 칩니다. 일본의 가옥은 보통 나무집이지요. 여기에 소이탄이 떨어지니까 화재가 발생합니다. 소이탄은 고폭탄보다 작아서 보다 많은 수량을 폭격할 수 있었읍니다. 150발 정도 탑재할 수 있었읍니다. 폭격범위가 대단히 넓어졌다는 것이지요. B-29가 편대비행을 하면서 소이탄 융단폭격을 가하니 목표지점은 불바다가 되는 것입니다. 한 건물 한 건물이 불타오르면서 상승기류가 발생하고 그래서 불길을 불의 회오리로 바뀌고 수백피트까지 치솟았답니다. 폭격기 승무원들이 그 화기를 느낄 정도였답니다. 반딧불의 묘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에 그 광경이 잘 묘사되어 있읍니다. 불과 연기사이로 나타나서 불벼락을 내리고 사라지는 B-29는 일본인 눈에는 악마로 비춰졌을 것입니다. 이때가 1945년 봄이었읍니다.

상상외의 대성공에 고무된 미군은 저고도 소이탄 폭격으로 전략을 바꿉니다. 수백대의 B-29가 일본의 주요도시를 순회공연합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무차별 융단폭격입니다. 소이탄 재고가 충분치 못하고 수송에 시간이 많이 걸려서 일주일에 한번 정도 대규모 폭격이 이루어졌답니다.

한편 일본에서는 수뇌부는 43년부터 패전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44년 여름부터는 본격적으로 패전에 대비하게 됩니다. 패전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미군이 일본열도에 상륙할때 결정적인 패배를 안겨줘서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종전을 맞겠다는 것이 일본군부의 복심이었읍니다. 그래서 청소년과 중장년층으로 이뤄진 270만명을 동워나고 군복도 못입히고 죽창으로 무장시키고 탱크에 맞서게 화염병을 만들고... 시국을 묻는 천황에게는 가끔씩 날라와 폭탄 몇개 떨어트리고 가는 미군 폭격기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큰 소리 펑펑치다가 45년 4월부터 무차별폭격을 당하게 되지요. 동경대폭격때 10만명 정도가 죽었는데 미군이 천황이 살고 있는 황거는 폭격하지 않았으나 화재가 원체 커서 불길이 해자와 성벽을 넘어와 황거의 2/3을 태웠답니다. 천황은 민생을 살피겠다고 외출을 하겠다는데 정부에서 말려서 보름이 걸려서 어느 정도 정리를 하고 나가보았는데 .... 처참함이 이루말할 수가 없었겠지요. 시종이 나중에 회고하는데 어느 길에 이상한 것이 무더기로 쌓여있어서 가보았더니 불의 회오리에 휘발린 사람들의 타나남은 시신 수십구가 탄화된체 뭉쳐있었더랍니다. 이미 45년 여름 일본인의 정신은 무너진 것이였지요. 소련한테 중재를 요청했다가 일소불가침조약 폐기통보를 받았을때, 독일이 항복을 하였을때, 그때 빨리 항복했으면 원자탄도 안맞고 일본애들도 덜죽고 우리나라도 분단은 되지 않았을텐데 끝까지 마지막으로 한번만 이겨서 좋은 조건으로 종전하자는 고집이 전후의 수많은 비극을 자아냈읍니다. 두권의 책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은 원자탄입니다. 원자탄을 맞고서야 멸종의 위기를 실감한 일본 지도자들은 무조건 항복을 논의하지만 그때도 의견이 엇갈려 명치이후 처음으로 천황에게 결정을 미룹니다. 천황의 결단으로 항복이 결정되고 8.15 천황의 항복방송이 있고 그날 저녁 황거 앞 광장에는 수많은 일본인이 모여서 천황에게 잘못을 빌지요.

뒤 에피소드가 재미있네요. 원자탄을 투하한 폭격기 이름이 애놀라 게이이잖아요. 조종사의 어머니이름에서 딴 것인데 원래 그 폭격기는 애칭이 없었답니다. 그런데 조종사가 앞으로 수십년동안 이 폭격기가 세간에서 거론이 될 것인데 이름이 없는 것은 곤란하다고 해서 원자탄 투하 직전에 명명을 하고 마크를 그렸다네요. 전쟁이 끝난후 한참 지나서 일본TV방송국에서 원자탄을 투하한 폭격기 조종사에게 가서 후회안하느냐 명령이 떨어지면 또 하겠느냐 이렇쿵 저렇쿵 질문을 했는데 명령이 떨어지면 백번이라도 하겠다고 해서 리포터가 실망을 했다네요. 똑같은 인터뷰를 트루먼대통령한테도 했는데 트루먼은 원자탄 투하결정을 아주 자랑스워해서 일본기자가 낙담을 했답니다.
by 서산돼지 | 2004/08/31 23:41 | 읽을 거리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ssb1701.egloos.com/tb/28221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