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일본주
浦霞 純米酒

첫 경험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경우가 많다. 내가 처음으로 일본주를 마신 것은 2000년 가을이었다. 그해 여름 명가의 술이란 일본만화를 보고서 본양조, 삼증주, 순미주, 음양, 대음양이 무엇이고 어떤 차이가 나는지 알게되었다. 가을에 일본에 배낭여행을 갔는데, 마지막 목적지가 센다이였다. 센다이는 소혓바닥 요리와 흰살 생선으로 만든 오뎅이 유명하다고 관광안내에 나와있었고, 또 정종의 본산이었다. 동경부터 센다이까지 신간센으로 가는데 산이라고는 저멀리 보이는 넒디넒은 평야였다. 센다이가 150만석, 200만석하는 다이묘가 있던 곳이란게 실감이 났다. 소혓바닥백반도 먹어보고, 도미로 만든 오뎅도 먹었는데 순쌀로 만든 순미주를 안마셔줄 수가 없어서 술잘먹게 생긴 유스호스텔 주인한테 이 고장에서 좋은 일본주가 뭐냐고 물어보았다. 두가지를 가르쳐줬는데, 한가지는 잊어먹었고 다른 한가지가 바로 浦霞였다. 한국 돌아올려고 공항가는 버스를 타는데 터미널에 큰 술가게가 있었고 이리저리 살피다보니 浦霞가 있어서 1.8리터 큰병으로 7병을 사가지고 돌아왔다. 7병 합쳐서 7-8만원 밖에 안했다. 당연히 공항에서 걸렸는데, 아버지가 일제시대분인데 일본주를 무척 좋아하셔서 일본갈때 마다 정종사가지고 오래서 이렇게 안되는줄 알면서도 들고왔다고 사정을 했다. 영수증을 보자고 해서 보여줬다. 세관원이 씩 웃더니 통과시켜줬다. 그렇게 해서 바신 술이다. 그때 느낌은 백화수복보다 목넘김이 좋았고, 작은 잔으로 여러차례 마셨더니 입안에 향이 조금조금씩 쌓여서 좋은 맛을 내줬다. 강한 안주를 먹으면 그 향이 사라지기 때문에 조심조심 먹었던 기억이 난다.

며칠전 인터넷을 이리저리 헤매다가 엠파스에 둥지를 틀고 있는 파찌아빠란 분의 블러그를 들렸다. 좋은 맛집 정보와 더불어 여러가지 일본주와 와인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고 그중에 浦霞이야기가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링크를 한다. 파찌아빠가 어떤 분인줄은 모르겠으나 식도락과 양조주에 일가견이 갖고 계신 듯 싶다.

일본주 생각이 난 김에 작년에 일본 가서 대접받은 일본주가 떠올라서 네이버 일본구매대행으로 들어가서 이것 저것 살펴보았다. 1병에 대강 1,500엔이었다. 한국 가격은? 니혼슈 코리아에서 72,000원! 그러면 구매대행이 싸겠군 싶어서 지르려는 순간 주의사항란에 보이는 "술을 구매하시는 분은 고객센터로 연락바람" 전화해보니 일본우체국과 한국우체국 사이에 술은 배송하지 않는다는 협정이 체결되어 있어 술은 우체국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배송을 하는데, 이 경우 배송료가 1건당 5,000엔이란다. 술값+배송료+관세하니 차라리 니혼슈 코리아에서 눈으로 보고 사는 편이 유리하다. 가격책정 기가 막히게 했구나 싶다.
by 서산돼지 | 2007/02/12 10:23 | 먹거리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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