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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금년도 공시가격이 발표되어서 계산을 해보니 세금이 작년에 비해 4배쯤 오를 것 같다. 구의회에서 재산세 50%를 깍아준다고 해도 3배쯤 오를 것 같다. 내 봉급에서 이것저것 다 떼고, 집살때 융자받은 대출금 이자를 내고 남는 순수하게 쓸 수 있는 돈 1.5개월치 정도 되는 것 같다. 작년 10월 한달동안 오른 집값과 비교해보면 비교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의 미미한 금액이다. 낼 세금은 아깝지만 집값오른 것을 생각해보면 흐믓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집팔고 싼 곳으로 이사가면 돈이 오히려 남을 것이라던가, 압구정도 아파트 세금이 소나타보다 적다라는 등 고위관료들이 함부로 말을 하는 것이 좀 안타까울 뿐이다. 그러한 논리에 대한 반박은 이미 십여년간 정교하게 발전해왔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다시 거론할 필요도 없다. 이왕 낼 세금인데 그런 막말을 들어가면서 내야한다면 납세자 입장에서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고, 조세저항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는 것도 고려해야하지 않을까? 하긴 국민의 98%를 보호하는 부동산정책인데, 나머지 2%는 정부도 보호해주지 않는 비국민인 듯 싶고, 그들의 기분을 생각할 필요는 없겠지만... 막말을 해서 98%의 사람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는 편이 더 좋다고 생각했으니까 저런 소리를 했겠지. 하지만 명심해야할 것은 역사상 나타난 많은 제국이 외세의 침입보다는 증세에 반발한 농민의 봉기에 의해 무너졌다는 것이다. 가까이 보면 아버지 부시가 재선에 실패한 주요 원인중에 하나도 증세에 있었다. 이렇게 일부에게 부담시키고, 그 혜택은 다수의 사람에게 돌아가는 정책은 여론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저임금 올린다는데 여론의 반발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실업급여를 인상한다던가, 의료보험혜택을 넓힌다던가 노인들에 대한 복지를 증진시킨다고 하는데 적극적으로 반대할 사람도 소수일 것이다. 그래서 많은 신문에서 세금폭탄 운운하면서 비난성 기사들이 지면을 장식하고 있지만, 여론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아보인다. 일부에서는 정권교체가 되면 부동산 정책이 바뀔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정치권이란 모든 정책을 표로 계산하는데 익숙한 곳이라서 그런 자살골을 넣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현재의 정책에 대한 지지도가 점차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은 든다. 우선 인간은 누구나 안락한 생활을 하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다. 현재는 다소 좁은 집에 살더라도 집을 넓혀가고 싶은 것은 많은 사람들이 갖고있는 꿈이다. 좋은 집은 아무래도 가격이 높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종부세 부과대상이 되지 않는 경계선에 도달한 사람들은 공시지가 6억원이 넘은 집을 사고 종부세를 내야하는가 아니면 다른 곳에 투자해야 하는가 기로에 설 것이다. 둘째 장기적으로 주택가격이 안정된다고 하면 별문제인데, 만일 주택가격상승이 물가상승율보다 낮은 상황이 몇년 지속되면 다시 말해서 사람들 지갑에 돈이 조금 모이게 되면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이게 되고 그렇게 되면 6공 초기와 같은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집값이 물가상승율 수준에서 서서히 오른다고 해도 결국은 종부세 대상이 되는 집들이 점차 늘어나게 될 것이고, 종부세 내는 사람들이 이 정책을 지지할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세번째는 좀더 인간의 이기심에 관계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강남에 좋은 집에 사는 사람들이 세금을 몇백-몇천만원 내는 것은 고소한 일이지만, 내 세금도 올라간다고 하면 - 그것이 연간 불과 몇만원이라도 - 과연 좋아할 사람이 몇명이나 될 것인가? 공시지가가 현실화되고 보니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지역에 집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도 조금씩이나마 세금이 인상될 것이다. 지금은 세금폭탄에 가려있지만 여름이 되면 고지서가 날라올 것이고, 그것을 받아볼 분중 마음을 바꾸는 분도 생길지도 모른다. 나는 기본적으로 세금을 많이 걷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세금이 늘어난다는 것을 민간이 가지고 있는 재화가 정부로 넘어간다는 것이고, 그만큼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자유가 줄어든다고 보고 있다. 내 돈을 정부가 가지고 가서 국민을 위해 쓴다고 하는데, 정부가 과연 개개인 만큰 효율성이 있게 제대로 돈을 쓸 것 같지가 않다. 일딴 정부는 기업이나 개인처럼 스스로 돈을 벌어서 그 돈 내에서 일을 하는 곳이 아니라 세금을 걷어서 돈을 쓰기만 하는 곳이기 때문에 돈에 대한 관렴이 개인이나 기업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 내 돈을 가지고 내가 쓰는 것이 가장 낭비가 적은 일일 것이다.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자유라는 것이 결국 출발점은 재산권에서 출발했다는 것을 상기해보면 자명한 일이다. 음 글이 삼천포로 빠지고 있다. 보유세 증가에 대해 고가주택의 소유자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정부의 바람대로 집을 팔고 싼 곳으로 이사가는 사람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주택공급이 늘어나서 주택가격이 안정될 것인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할지 나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내가 어떻게 할 지는 알 수 있다. 미쳤냐? 집팔게. 작년 여름까지는 나도 집팔고 이사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여러군데 집도 알아보고 집구경도 많이 다녔다. 그때 내 머리 속에 복잡한 계산을 하고 있었는데, 간단히 정리하면 이런 것이었다. 6년후 동현이가 학교에 들어가게 되었을때 다시 이 동네로 돌아올 수 있을까? 남산 밑자락에서 39년을 살다가 강남으로 이사온지 불과 몇년되지 않았지만, 본가와 이곳을 비교하면 정말 아이를 키우고 교육시키는데 참 좋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동현이가 자랄 동안 좀 저평가되어 있는 동네에 가서 평수를 키우고, 융자금 이자낼 돈을 모아서 6년후 지금보다는 좀 더 넒은 집으로 다시 돌아오면 좋겠다, 아니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작년 여름이었다. 그런데 작년 10월 앞동에 살던 동서네가 독일로 전근가면서 집을 팔고 갔는데, 11월말 잔금을 받을때 보니 집값이 30% 올라있었다. 불과 매도시점 1달 정도 차이로 동서의 3년 연봉이 날라간 것이다. 참여정부 4년 동안 내 집값이 두배로 올랐다. 내 10년 연봉에 가깝게 올랐다. 그런데 왜 내가 세금 불과 몇백만원에 이런 금싸라기 같은 곳을 떠나야 한단 말인가? 세금낼 돈이 없으면 은행융자를 늘려서라도 내야지.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 아마도 강남을 대체할 새로운 주거지가 생기거나 IMF위기같은 것이 닥치기 전까지는 그럴 것 같다. 나같은 1주택자는 아마도 비슷한 생각들일 것이다. 그럼 1가주 다주택보유자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들은 매우 간단하다. 자기가 사는 집이외 다른 집들은 당연히 세를 줄테니, 세금부담을 그쪽으로 전가할 것이다. 아마도 세금분보다는 조금 더 얻어서 전가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듯 싶다. 한가지 모르는 것은 종부세가 국세인지 지방세인지 여부이다. 재산세는 지방세던데... 종부세도 지방세라면 구청에서 그 엄청나게 늘어난 세수로 동네를 더욱 좋게 꾸미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하여간 장기적인 관점에서 종부세정책은 의도한대로 되지 않을 것 같다. 그걸 어떻게 장담하느냐고 물으실 분들에게는 고위정책결정자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시라고 충고해주고 싶다. 부동산정책을 내놓으면서 강남의 집을 사신 그분들이 과연 종부세가 뭔지 몰랐을까? 종부세를 내더라도, 설혹 강남에 집을 샀다고 욕을 먹더라도 그쪽이 유리하니까 거금을 들여서 사신것이 아닌가? 평준화정책, 3불정책을 목청높이 외치시는 분이 계시면 그분 자제가 어디 다니나 아니면 어디 나왔나 살펴보는 것은 기본이 아닌가? 자제분이 일반공립학교 다니는 경우 보기 힘들더다. 내 말은 높은 분들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아야 앞길을 예측하는데 유리하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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