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소고기
요즘 미국산 소고기 수입문제로 제법 시끄럽다. 내가 미국산 쇠고기를 처음 먹은 것은 부대찌게 빼놓고는 아마도 95년 미국 출장갔을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시카고에서 교포가 하는 고시부페집에 갔었는데 11.5불에 온갖 부위별로 배터지게 먹을 수 있었다. 입에 살살 녹았다. 그리고 분했다. 국내에서 맛없는 쇠고기를 비싼 값에 먹은 것이 아주 분했다. 출장돌아와서 몇년간 불고기를 입에 대지도 않았다. 그때만 하더라도 회사 회식자리가 아니고 아주 특별한 날이 아니면 가족끼리 외식때 불고기를 먹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

나는 요리해서 먹는 것은 돼지나 닭을 좋아하지만 불에 직접 굽는 고기는 역시 쇠고기를 따라갈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산 소고기가 수입되었을때 그래도 비쌌지만 수입하는 것이니까 하고 즐겨먹었다. 재작년에 동현이를 가지고 안사람이 속이 허하다고 해서 정말 유감없이 쇠고기를 먹었다. 시내에 유명하다는 집은 한바퀴 돈 것 같다. 결론은 벽제갈비가 최고였다. 맛도 제일이지만 가격도 역시 제일이었다. 막달에는 2일에 한번쯤 갔던 것 같다. 그때 조카애들이 독일가기 전이여서 자주 같이 데려갔는데, 아이들도 한결같이 벽제가 제일이란다. 처음 갔을때는 숯불이 이글거리니까 무서워서 안먹겠다고 하더니만 한 점 먹고나더니 둘이서 각가 거의 1인분을 먹더라...초등학교 1학년하고 유치원생이. 다만 매달 27일이 좀 부담스러웠을 뿐...

그래서 오랫동안 싸고 맛좋은 미국산 소고기 구할 곳이 없나 곰곰히 생각한 적도 있다. 결론은 버킹검(이 광고 본 사람은 동년배로 치겠다) 미군부대 밖에 없었다. 한데 아는 사람도 없고, 무엇보다 귀찮아서 행동에 옮기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난 주 나 못지 않게 먹는 것을 좋아하는 후배(점심시간에 장어 9인분을 먹은 전설을 갖고 있다)가 가까운 곳에 한국사람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미군식당이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금요일날 점심에 작당을 하고 갔다. 남성대 골프장 안에 있는 성남CC였다. 정문에 경비 서는 병사도 없었다. 미국아이는 하나도 없고 전부 한국사람뿐이었다. 14온즈짜리 스테이크가 25불이었다. 1온스가 얼마더라 20몇그램일텐데 하고 대충 두드려 보니 반근쯤이었다. 보르도와인까지 한 병 시켜서 배불리 먹고 돌아와서 찾아보니 1온스는 28그램이 좀 넘었다. 400그램 가까운 고기를 먹은 것이다. 저녁때까지 배가 꺼지지 않아서 우유 한잔 먹고 잤다.

중요한 것은 토요일 점심에 안사람데리고 또 갔다. 주변 풍광이 좋아서 동현이도 아주 좋아했다. 일요일에 장인어른이 처남과 같이 오셨다. 모시고 또 갔다. 3일을 연속으로 가서 3번 모두 스테이크를 먹었다. 저울이 무서워진다. 앞으로 고기가 먹고 싶으면 이곳으로 와야겠다. 벽제에서 1인분 먹을 돈이면 둘이서 와인곁들여 먹고도 디저트를 먹을 수 있을 듯 싶다. 다만 고기가 최상등품은 아닌 듯 싶다. 고기 맛이 호주산보다는 훨씬 맛있지만 벽제보다는 못했다.



by 서산돼지 | 2007/04/09 01:31 | 먹거리 | 트랙백(1)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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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at 2007/04/09 09:10

제목 : [갈무리] 성남CC
미국산 소고기 ...그래서 오랫동안 싸고 맛좋은 미국산 소고기 구할 곳이 없나 곰곰히 생각한 적도 있다. 결론은 버킹검(이 광고 본 사람은 동년배로치겠다) 미군부대 밖에 없었다. 한데 아는 사람도 없고, 무엇보다 귀찮아서 행동에 옮기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난 주 나 못지않게 먹는 것을 좋아하는 후배(점심시간에 장어 9인분을 먹은 전설을 갖고 있다)가 가까운 곳에 한국사람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있는 미군식당이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금요일날 ......more

Commented by 사발대사 at 2007/04/09 09:17
GDP는 세계 49위인데 쇠고기 값은 단연 독보적 세계 1위라는 기사를 볼 때 마다 열불이 터졌습니다.
거기다가 불을 붙인 것이 쇠고기 뿐만 아니라 돼지고기 값까지 세계 1위라는 [제 기억이 좀 확실치 않지만] 기사였습니다.
농민이 뭐라고 농민만 보호받아야 하고 도시빈민은 계속 덤태기를 써야하냐?[버럭]라고 FTA시위 하는 사람들 앞에 가서 소리지르고 싶었습니다.[물론 실행은 하지 않았습니다-_-]
Commented by 한도사 at 2007/04/09 10:47
소고기를 많이 먹는 지역이 개량이 많이 돼서 발달했으리라는것은 조금만 생각하면 알 수 있어요. 서구의 소고기가 한우보다 맛있다는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얘깁니다. 특히 남미의 소고기와 호주 소고기는 예술 입니다. 그냥 육회나 생고기로 먹어도 입에서 살살 녹지요. 한국에 들어오는 소고기는 맛없는 부위인데다가 냉동육이 들어와서 맛이 없습니다.
돼지고기도 그런데... 코스트코에서 파는 벨기에 삼겹살은 국산보다 맛이 좋습니다. 이걸 김정일이 좋아해서 수입해다 먹는다나... 그래서 대북한 금수조치때 벨기에산 돼지고기도 품목에 들어갔을 정도입니다.
Commented by 措大 at 2007/04/09 13:06
그럴싸한 얘기들 몇 토막

1.
"(미국, 호주산 쇠고기가 한우보다 훨씬 낫다는 말을 한참 들은 뒤)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선 수입 쇠고기가 별로라는 얘기가 상식이 되었는줄 알아?"
"글쎄?"
"프라임급, 초이스급 수입쇠고기들은 국내에 들어오자마자 한우로 팔려버리거든. 남는 고기가 고기부페니 급식업체니로 흘러들어가니까..."

2.
(위 얘기의 연장선상에서) "그래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되니까 (한우 대신 고급 수입육을 쓰던) 유명 고깃집들이 난리가 난거라"
"오호..."
"최고급 국내 한우를 써도 그 맛이 안나왔거든"
"으흠"
"진짜 최고급을 쓰자니 이건 가격이 장난이 아니고"
"그 즈음에 수입 금지로 한우값이 오르긴 했지만, 고깃집들 일인분이 팍 줄거나 가격이 껑충 뛴건 그걸 상회하지. 애초에 한우를 안썼단 얘긴기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이 팍 변했다고 소문난 집에 꽤 있다지."
Commented by 별도 at 2007/04/09 14:16
윗 이야기에 이어서 또 하나.
수입 쇠고기가 질이 안 좋다는 편견은 꽤 오래 전에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수입 쇠고기가 들어오게 되었을 때, 수입한 쇠고기는 육우가 아니라,
나이 먹을대로 먹고, 쓸 거 다 써서 정말로 쭉정이만 남은 "도살 처분될 젖소"였거든요.
자기들이 못 먹고 버리게 된 것을 우리 나라에 갖다 팔았던 것이죠.

그 때 수입쇠고기는 질기고 맛도 없다는 인식이 퍼졌었습니다.
진짜 육우는 저도 프라임 급을 가끔 먹을 기회가 있는데,
오호~~! 랍니다.

Commented at 2007/04/09 14:1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카시아파 at 2007/04/09 19:37
도...동년배.....이실까나요....@@;;;;
미국서 먹어봤던 스테이크...육질은 좋았다는 기억이 분명한데 뭔가 간이 미묘하게 입에 안 맞았었죠. 음...간을 입에 맞게 하면 훨씬 더 맛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
Commented by 서산돼지 at 2007/04/10 00:43
사발대사> 힘들여 일하는데 보다 넓은 집에서 맛있는 것 먹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읍니다. 96년에 아르헨티나를 간적이 있는데, 한국식당에서 냉면이 12불인데, 고기 한조각을 추가하면 2불이라고 해서 시켰더니 스테이크가 나오더군요. 낙농강국은 강국이더군요
한도사> 미국에서 2-3등급 정도만 하는 것이 들어와서 아주 호평을 받지 않을까 합니다. 맛을 보전하려면 냉장육으로 들어와야겠지요.
措大> 87-8년 인가로 기억되는데 소고기가 부족해서 외국산 육우을 들여오는 계획이 추진된적이 있읍니다. 그때 제주도에만 입식이 되었는데, 처음에는 난리가 났지만 키우고 나서 시식을 해보니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읍니다. 한국에서 키웠느냐 미국에서 키웠느냐 차이만 났지 결국은 같은 미국 곡물을 먹고 키운 소였거든요
별도> 호텔에 납품하는 특등급 소고기를 먹어보면 한우만 고집하게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비밀글>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너무 폐를 끼치는 것 같아서 ...
카시아파> 미국 사람들이 우리보다 간이 좀 센 듯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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