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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 좀 으시시해서 깨어보니 새벽 3시가 좀 넘었다. 장모님과 처가 오돌오돌 떨고 있었다. 민박집 3인실은 온돌이 아니었고, 벽에 달린 온풍기로 난방을 하는 식이었는데, 바닥에서 냉기가 설설 올라오고 있었다. 일딴 요3개와 이불 1개로 바닥을 이중으로 깔고 잤다. 얼마나 추웠던지 나중에 장모님은 그냥 한국에 돌아가자는 소리를 참느라고 혼나셨다고 한다.
다음날 아침. 민박집 주인한테 이야기를 하니, 저녁에 카페트를 넣어주겠다고 했다. 웬 카페트? 알고 보니 일본에서는 전자담요를 카페트라고 하는 모양이었다. 민박집 주인이 80년대말 일본으로 유학갔다고 눌러앉았다고 하던데, 오래 살다보니 우리하고 사용하는 단어가 좀 달라진 모양이다. 일어나서 전날 사둔 햇반과 만두를 민박집 식당에서 전자렌지에 데워서 싸가지고 간 김과 기타 밑반찬과 함께 먹고... 말은 간단하지만 상당히 바빴다. 렌지에 3분을 돌렸는데도 햇반이 따뜻해지지 않았다. 못읽는 일어를 띄엄띄엄 읽어보니 전자렌지가 토스트 기능까지 함께 되는 것이어서 렌지라는 단추를 누르지 않고 돌리면 자동으로 식빵인줄알고 토스트를 하는 것이었다. 9시가 되기 전에 차를 빼야한다는 일념으로 서둘렀다. 민박집 아저씨 말로는 히메지성까지 2시간에서 2시간 반 정도 걸린단다. 다른 분들 여행기를 읽어보면 보통 아침에 히메지성을 구경하고 오후에 고베시내를 구경하고, 저녁때 고베야경을 구경하는 식으로 다니는 분들이 많았고, 행동이 빠르신 분들은 그 사이에 록코산-미놀타에서 렌즈를 AF화하면서 수동마운트를 포기하고 별도의 알파마운트로 변경한 회의를 롯코산에 있는 호텔에서 했다고 록코서미트라고 하는데 그 산인지 아닌지 잘모르겠다-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아리마온천까지 갔다오시기에 우리도 그 일정을 따르기로 했다. 그게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 깨닭는데는 반나절이면 충분했다. 네비를 일반우선으로 찍어놓으니까 국도로 가는데 자꾸 신호가 걸려서 속도도 낼 수 없었다. 바로 위에 고가가 있고, 그놈이 고속도로 같은데 괜히 시간만 많이 잡아먹는 것 같아서 오사카 시내를 빠져나가자 마자 유료우선으로 바꿨다. ![]() 일본 고속도로는 시속 80킬로가 제한속도이나 교통경찰이 100킬로 정도까지는 봐주고, 카메라는 120킬로까지는 안찍는다고 한다. 나도 스피드를 즐기는 편이지만 일본고속도로는 다른 나라 고속도로와는 양상이 틀렸다. 좁고 굴곡이 많아서 100킬로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까마귀 전깃줄에 줄지어 앉아있듯이 저렇게 떼지어 달려있는 단속카메라를 보니 속도를 내고 싶은 마음이 싹 가셨다. 나중에 자동차여행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할 생각이다. ![]() 도중에 한번 쉬고 히메지에 도착해보니 11시 30분쯤 되었다. 일딴 점심을 먹고 들어가기로 했다. 일본도 관광지 앞 식당은 우리나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맥주는 참 시원하고 맛있었다. ![]() 작년 봄인가 스카이 HD에서 히메지성 다큐멘타리를 한 적이 있다. 세계의 고성시리즈인가 뭔가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히메지성에 얽힌 여러가지 이야기를 재미있게 해줘서 언젠가 한번 가보아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성주가 가족과 살았다는 곳인데 수리중이었다. ![]() 그 다큐멘타리에서 히메지성이 가장 예쁘게 나오는 포인트라고 일러준 곳에서 일딴 사진 한장. 성 앞 뜰이 아주 넓어서 동현이가 신나는지 이리저리 뛰어놀았다. 동현이 잡으려고 이리저리 뛰어 다니다 보니 한 시간이 지나갔다. ![]() 매표소를 지나보니 성주님이 애첩과 같이 계셨다. 결례를 무릅쓰고 사진 한장 같이 찍었다. ![]() 천수각을 올라가는 길. 굽이굽이 총안이 뚫려있는 벽과 문의 연속이었다. 무력으로 일본성을 점령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듯 싶다. 임진왜란사에서 경남 해안일대에 일본군이 축성한 왜성을 조선군이 한번도 공성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실제로 예전 모습 그대로 남아있는 왜성을 올라보니 그 말이 실감이 갔다. ![]() 천수가 직전에서 11월말인데도 환하게 피어있는 벗꽃을 보았다. ![]() 역시 천수간 부근에 있는 창고건물. 농성에 필요한 식량과 기타 비품을 쌓아두는 곳인데 안에 우물이 있었다. 상당히 높은 곳인데 어떻게 우물이 있을까 궁금했는데, 깊이가 15미터가 넘는단다. 농성에 대한 대비가 상당했다. ![]() 지금까지 히메지성을 지배했던 성주들의 문장이 새겨딘 기와이다. 다큐멘타리에서 성 안 이곳 저곳에 쓰여진 기와의 문양이 다양한 것을 보여주었는데, 이렇게 한꺼번에 보니 느낌이 색다르다. 히메지성은 귀신이 나오는 성으로 유명하고. 성주의 가문이 단절되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1-2대를 넘기지 못하고 손이 끊어져서 다른 귀족이 성주로 임명되었다고 한다. ![]() 각종 가이드북에서 빼놓지 않고 꼭 보라고 했던 곳이 바로 이곳이다. 할복하는 장소란다. 옆에 무릎끓고 앉아서 배를 가르면 뒤에 있는 무사가 목을 베고, 머리가 아래로 떨어지게 되어있다. 이름은 그렇지만 실제로 이곳에서 할복을 했다는 기록은 없다고 한다. ![]() 히메지성을 유명하게 한 또 다른 아름다움. 곡선을 그리며 올라간 벽이다. 거의 모든 벽에서 이와 유사한 곡선을 볼 수 있었다. 희고 날렵하게 올라간 곡선을 보고 백조성이란 별명이 붙여졌다고 한다. 난 저 곡선을 보니 날씬한 여인의 S-라인이 생각났다. ![]() 성은 두개의 기둥이 바닥부터 지붕까지 곧게 뻣어서 중심을 잡고 있었다. 그중 서쪽 기둥이다. 전후 복구공사때 동쪽은 새 나무기둥으로 교체했다고 한다. 물론 저렇게 큰 나무가 있을리 없다. 여러개의 나무를 이어서 만든 기둥이었다. ![]() 6층 꼭대기에 있는 사당. 아니 신사라고 해야하나. 다큐멘타리에서는 이 방에서 히데요시인지 이에야스의 딸 귀신이 나온다고 했다. ![]() 성을 구경하고 히메지성을 둘러싼 해자를 따라 있는 산책로를 좀 따라 걸었다. 벗꽃이 피면 아주 아름다운 길이라는데 11월말이라 좀 으시시했다. 옆에 있는 정원도 유명하다고 해서 들어가려니까 5시가 되었다고 문을 잠근다. ![]() 정원에서 일하는 일본 여자분이 퇴근하는데, 일본 전통의상을 입었기에 같이 한장 찍었다. 일본사람들 참 친절하다고 하는데, 그들이 보기에 일본말도 못하면서 사진찍자고 하는 외국인이 어떻게 보일까 궁금하다. ![]() 성에서 좀 내려온 곳에 시장과 백화점이 있어서 잠깐 구경하고 백화점 지하에서 저녁을 해결했다. 멀리 히메지성이 조명을 받아 희게 빛나고 있었다. ![]() 그냥 민박집으로 가기는 아까워 코베항으로 갔다. 야경이 매우 아름다웠다. 고베타워 앞에서 한장 ![]() 모자이크라고 상점가와 식당가가 모여있는 유흥가인 듯 했다. 도착했던 시간이 9시가 넘어서 한산했다. ![]() 안에 들어가보니 여기저기 한류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비디오가게와 미장원에서 한국 포스트를 볼 수 있었다. 고베는 일찍부터 이양인들이 많이 들어와서 그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고 한다. 홍차와 빵 소비량도 높고 시내 중심에는 유명한 케이크집과 커피점이 즐비하다고 한다. 하지만 히메지성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서 고베에 너무 늦게 도착해서 야경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내일은 일요일. 원래 계획대로라면 교코를 가야하지만, 연휴 마지막날 그것도 단풍철인 지금 교토를 가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이 민박집 아저씨의 조언이었다. 그래서 계획을 바꿔서 온천에 가기로 했다. 전기담요를 깔고 자니 냉기도 안올라오고 난방기에서 더운 바람이 연신 나와서 아주 편히 잘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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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원제라는 것 자체가 ..
by 심재호 at 17:37 참 좋은 글입니다. ^^ by 어부 at 14:00 일본정치에 이런 풍토가.. by 슈타인호프 at 13:48 참의원은 있어도 그만,.. by 번동아제 at 12:55 제가 입만 살았지 손재주.. by 서산돼지 at 10/09 벌써 망한 회사 자산채.. by 서산돼지 at 10/09 이번 말고 아직 기회가 많.. by 서산돼지 at 10/09 손재주가 좋으시면 PS2 .. by Laitwave at 10/09 그러게요. 어떻게 타이밍.. by 슈타인호프 at 10/09 오홋 한 0.1초 차이로 덧.. by 어부 at 10/08 메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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