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전(외빈영접)
오늘 아침에 sonnet님의 블로그를 보다가 댓글중에 "미국 가서 국가 원수가 기지 대표(대령) 영접 받다니 듣도 보도 못한 것인 듯..."이란 대목을 보고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살펴보니 이 곳, 저 곳에서 미국방문에 나선 대통령께서 앤드류 공군기지에서 미국 국무부 의전장 대리와 공군기지 사령관의 영접을 받은 것을 놓고 여기저기서 많은 이야기가 오고가고 있다. 대통령 까기가 전임대통령 시절부터 많은 분들의 취미생활화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니 정도가 너무 심하지 않은가 싶다. 다행히 상황이 정리되어 가고 있는 듯 싶다.

외교통상부 외빈방한 영접을 보면 국제사회내에서 의전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대강 짐작을 할 수 있다. 서프라이즈에 올라온 글에서 "주요 외국 국가 원수가 공식적 정상회담을 위하여 방미할 때에는 부통령이 영접을 위해 나오거나 최소한 국무장관이 영접 나오는 것이 관례다."라는 것은 약간 오해가 있다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다. 미 국무부의 외국 국가원수 정부수반 방미현황을 보면 거의 1주일에 한두번은 외빈이 방문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년의 거의 반을 해외순방에 다니는 부통령과 국무장관이 언제 이 많은 외빈을 공항영접한단 말인가? 우리나라에서도 국빈/공식방문때 외교부장관을 대리해서 다른 고위 관리가 공항영접을 나간다.

가끔 가다가 환대하는 것을 보여주기위해 장관/총리가 나가는 경우가 있다. 대통령이 직접 나간 경우도 있다. 70년대말 카터 대통령이 방한하였을때 밤 늦게 김포공항에 도착했는데, 박정희대통령이 친히 영접을 나갔다. 그 당시 사정이 얼마나 좋지 않았나 하는 것을 반추해 볼 수 있는 사례라고 하겠다. 미국에서도 건국이래 대통령이 공항에 외빈영접을 나간 사례는 작년 4월 교황이 방문하였을때 딱 1번 이다. 하필 우리 대통령의 방미와 날짜가 겹쳐서 아주 곤란한 상황이 많았다.

국무부 의전장 대리가 영접을 나온 사연도 geforce님께서 만슈타인님 글에 다신 댓글이 정확합니다. 현재 미 국무부 의전장은 공석입니다. 미국 연방정부 전화번호인 federal yellow book 2009년 겨울판을 보면 의전장은 물론이고 그 밑에 있는 부의전장 2명도 공석입니다. 국무부 홈페이지에서 의전국을 찾아보니 로라 윌스가 aciting chief으로 되어 있더군요. 정식으로 의전장이 임명되기 전까지 의전국내 최고서열자가 의전장 역할을 대행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앤드류공군기지 사령관이 영접나온 것은 G-20정상회담때도 영접나왔다고 하니까 사령관이 나가는 것이 그쪽 관례인 모양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외빈영접을 하면 옆에 같이 나간 사람들이 쭉 늘어서지요. 스타트랙에서 보면 고위 외계관리가 엔터프라이즈에 올때면 선장/부함장이 고위사관과 같이 트랜스포트룸으로 영접나가고 양측 대표가 서로 수행자들을 소개시키는 것을 볼 수 있읍니다.

예전에는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우리나라에서는 해당지역국장이 나가는군요)가 공항영접을 나왔는데 이번에는 안나왔다고 하는데 sonnet님이 지적해준대로 전임 동아태차관보였던 힐은 4월에 이라크대사로 임명되어서 자리를 비웠읍니다. 후임에 커트 캠벨가 지명되었읍니다. 6월 10일에 인준청문회가 열렸고, 16일에 표결이라고 하니까 지금쯤 결과가 나왔겠군요. 지명자가 의회인준도 받지 않고 영접을 나왔다면 그것이야 말로 문제거리겠지요.

저는 공항영접보다는 그뒤가 중요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에 드신후 클린턴 국무장관, 가이트너 재무장관, 게이츠 국방장관, 커크USTR대표((개인적으로 이름이 스타트랙 오리지날 시리즈 선장인 제임스 T. 커크를 연상시켜서 호감이 갑니다)가 줄줄이 다녀갔읍니다. 국무,재무,국방은 미국 내각의 3인방이고 대통령 계승순위도 높을 뿐더러 이런 고위관리들이 바쁜 일과를 제쳐 놓고 면담하러온 것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의전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인 듯 싶습니다. 취임후 첫번째 외빈이었던 아소 일본총리와도 45분간만 회담을 갖고 그냥 돌려보냈지요. 고든 브라운 영국총리가 왔을때는 지역코드 1번인 DVD를 선물했다고 합니다. 영국은 지역코드가 2번이어서 재생하려면 골치아프다고 하네요. 그에 비해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단독회담, 확대정상회담, 로즈가든 언론인터뷰, 공식오찬으로 이어져서 환대를 받았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는 듯 싶습니다.
by 서산돼지 | 2009/06/17 12:00 | 잡담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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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ecotary at 2009/06/17 12:12
fact 에 근거한 좋은 정보네요^^

그런데, 전 언제쯤이면 '한국의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서 어떤 대접을 받는 것이 그 대통령의 능력과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반영한다'란 우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그게 더 궁금합니다.

물론 이 말이 틀린말은 아니지만, 거기에 너무 매달리면 오히려 너무 초라해 보이지 않나요?

우리나라에 대한 자긍심이 충분하다면 어떠한 영접을 받았느냐가 이토록 큰 관심거리가 되지는 않을 것 같은데 말이죠...
Commented by 서산돼지 at 2009/06/17 12:32
그게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다는데 문제가 있지. 워싱턴을 방문해서 얼마나 잘 대접을 받으냐가 한 나라 국가원수/정부수반의 국제적 지위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믿음이 지구촌에 확 펴져있어서 심지어 일본, 영국, 독일, 중국같은 나라들도 무척 신경을 쓰거든. 언론이 부추기는 경향도 없지 않아. 정상회담 결과라고 해보아야 그게 그거라서 일반인이 구분할 수 없는 것이고, 눈에 확 들어노는 의전/대접을 부각하는 하는 것이겠지.
Commented by sonnet at 2009/06/17 20:05
자세한 정리 잘 읽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이번엔 오바마가 북한에 대한 공동전선을 재확인하는 의미에서 나름 신경을 써준 것 같은데, 덮어놓고 까는 데에는 놀랐습니다.
Commented by 漁夫 at 2009/06/17 20:50
sonnet님 / ㅇㅁㅂ이건 ㄴㅁㅎ이건 일단 '까고 보자'가 거의 스포츠화되었다고 봅니다.

서산돼지님 / 한눈에 들어오는군요. 명확하고, '무조건 까자'를 불식시킬 수 있는 좋은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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